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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기록

이가 아프면 치과에 가듯이

2026년 6월 5일

저는 지금 정신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상담 치료를 병행하고 있고요.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쓰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으로서, 정신과에 다닌다고 말하는 것에는 묘한 망설임이 따라옵니다. 그러나 폐업과 회생을 지나오며, 그리고 지금도 그 과정을 통과하며 깨달은 한 가지가 있어 글을 씁니다. 어쩌면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한 발을 내디딜 용기가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저는 환자분들께 늘 말씀드립니다. "치아가 아프시면 미루지 말고 오셔야 합니다. 작은 충치를 방치하면 신경 치료를 해야 하고, 그것도 미루면 발치까지 가게 됩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라는 이야기를, 저는 진료실에서 매일같이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제 마음에 대해서는 그 말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가슴이 답답해도, 잠을 이루지 못해도, 사소한 일에 무너져 내려도, 저는 그것을 견뎌야 할 무언가로 여겼습니다.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거라고,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될 거라고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환자에게는 미루지 말라고 하면서, 제 마음의 통증은 한참을 미뤘던 것입니다.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에 가야 합니다. 이가 아플 때 치과에 가는 것과 똑같이요. 그 둘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마음의 통증을 신체의 통증보다 가볍게 여기도록, 혹은 더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도록 길들여졌을 뿐입니다. 충치를 의지로 고치는 사람이 없듯, 마음의 병도 의지만으로는 낫지 않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위기가, 마음의 병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위기에 빠지면 우리는 보통 한 방향으로만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려워졌으니 마음이 힘든 게 당연하지"라고요. 위기가 원인이고 마음의 고통이 결과라고요. 그러나 돌아보면, 그 반대 방향도 존재합니다. 마음이 먼저 흐려져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거듭하고, 그것이 위기를 키운 면도 분명히 있었던 것입니다. 불안에 떠밀려 무리한 결정을 내리고, 우울에 짓눌려 직시해야 할 것을 외면하고, 두려움 때문에 도움 청할 곳에서 도움을 청하지 못한 일들이요. 마음이 아픈 채로 내린 판단은 거의 언제나 더 깊은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마음의 치료는 위기를 견디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위기를 만든 원인 중 하나를 다루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깨달은 뒤, 저는 진작 정신과의 문을 두드리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폐업을 결심하든, 회생을 선택하든, 혹은 끝내 사업을 이어가기로 하든, 어떤 길을 가시든 마음이 단단해야 그 길을 제대로 갈 수 있습니다. 흐려진 마음으로는 가장 단순한 결정조차 어렵습니다. 약물이든 상담이든,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도움을 받으십시오. 약물 치료가 부담스러우시면 상담만 받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함께 하고 있고, 그것이 흔들리는 일상을 붙잡아주고 있다고 분명히 느낍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혼자 끙끙 앓는 것입니다. 마음의 통증은 방치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신체의 통증처럼,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판단이 흐려지고, 관계가 어그러지고, 결국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가장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저는 그 길을 걸어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지금 마음이 힘드시다면, 그것을 의지의 문제로 여기지 마십시오. 치료의 영역으로 가져가십시오. 가까운 정신과를 찾으셔도 좋고, 부담스러우시면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에 먼저 연락해보셔도 됩니다. 어렵게 느껴지셔도, 한 번의 방문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꿔줍니다.

이가 아프면 치과에 가야 합니다.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에 가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정작 본인의 일이 되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그 한 번의 방문이, 무너지지 않게 저를 붙잡아주고 있다는 것을요.

당신도, 부디 혼자 앓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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