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하고 경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사방에서 손길이 뻗어옵니다. 그런데 그 손길들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합니다. "더 쓰세요."
매출이 떨어지면 마케팅 대행사가 찾아옵니다. 광고를 더 집행하면 환자가 늘 거라고요. 병원이 낡아 보인다며 인테리어 업체가 권합니다. 새로 단장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거라고요. 경영 컨설팅이 다가옵니다.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이 장비를 들이면, 이 시스템을 쓰면 매출이 오를 거라고요. 모두가 친절하고, 모두가 그럴듯한 근거를 댑니다.
저도 그 손길들을 잡았습니다. 매출이 흔들릴 때, 저는 '더 투자하면 이 위기를 넘을 수 있다'는 그들의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늘리고, 시설에 돈을 쓰고, 이런저런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그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돌아보면, 그 조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저에게 돈을 더 쓰게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제가 어려웠던 이유는 나가는 돈이 들어오는 돈보다 많아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풀겠다며 찾아온 모든 해법이, 나가는 돈을 더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새는 독에 물을 더 붓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을 붓는 호스를 쥔 사람들은, 물이 새든 말든 호스값을 받으면 그만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을 탓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마케팅도, 인테리어도, 컨설팅도 그 자체로는 필요한 것이고, 잘 쓰면 도움이 됩니다. 잘되고 있는 병원이 더 성장하려고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이미 재정이 무너지고 있는 사람에게, '더 투자하라'는 조언은 약이 아니라 독입니다. 그들은 성장기의 처방을,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똑같이 내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입니다. 그 누구도 저에게 "지금은 멈추셔야 합니다"라고, "오히려 줄이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멈추라는 조언, 정리하라는 조언으로는 누구도 돈을 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위기에 빠진 원장 곁에는, 오직 '더 쓰라'는 목소리만 남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그 조언들을 분별하는 법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어려움의 해법을 제시할 때, 단 하나만 물어보십시오. 이 조언은 내가 돈을 더 쓰게 만드는가, 아니면 덜 쓰게 만드는가. 그리고 그 조언을 한 사람은, 내가 돈을 씀으로써 이득을 보는 사람인가 아닌가.
만약 그 해법이 '더 쓰는 것'이고, 그것을 권한 사람이 그 지출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라면, 그 조언은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합니다. 당신의 현실에 맞는 처방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상품을 파는 말일 수 있으니까요. 특히 지금 재정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반대로, 듣기 싫지만 '멈추라'거나 '줄이라'거나 '정리하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당신에게 정직한 조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그 말로 얻을 것이 없는데도 굳이 하는 것이니까요. 좋은 약이 입에 쓰듯, 정말 필요한 조언은 대개 듣기 불편합니다.
저는 그 분별을 하지 못해, 듣기 좋은 말들에 둘러싸여 점점 더 깊이 가라앉았습니다. 어려울수록 더 썼고, 더 쓸수록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더 좋은 마케팅이 아니라, 냉정하게 제 현실을 짚어주며 "지금은 가속할 때가 아니라 멈출 때입니다"라고 말해줄 단 하나의 정직한 목소리였다는 것을요.
지금 경영이 어려워 사방에서 '더 투자하라'는 조언을 듣고 계신 원장님께 말씀드립니다. 더 쓰기 전에, 단 한 번만 멈춰서 물어보십시오. 이 조언이 정말 내 현실에 맞는 처방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상품을 파는 말인지. 그 한 번의 멈춤이, 제가 놓쳤던 골든타임을 당신은 붙잡게 해줄지도 모릅니다.